상황 인지에 10일, 상황 파악에 또 10일···요소수 골든타임 놓쳐

중국 공고 열흘 뒤에 공관에서 접수
이달 들어서야 주요 현안으로 공론화
'요소수 중요성' 간과가 대응 실패?핵심

플랫폼뉴스 승인 2021.11.10 14:44 | 최종 수정 2022.01.07 20:08 의견 0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기 전 여러 신호가 있었지만 정부가 적시에 대응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공고한 시점에서 열흘이 지나서야 현지 공관에서 요소 통관 문제를 보고했고,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범부처적인 현안으로 공론화하는 데까지 또다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1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11일 그간 별도 검역·검사 없이 수출하던 요소, 칼륨비료, 인산비료 등 29종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겠다고 공고했으며, 이를 15일부터 실제로 적용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 공관에서 요소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파악해 국내 부처로 전달한 시점은 지난달 21일이다. 중국이 수출 검사 의무화를 예고한 지 열흘, 실제 검사가 시행된 지 엿새 만이다.

이 때도 요소 통관에 애로가 생겼다는 업계 민원을 다루는 차원이었을뿐, 국내 요소수 수급 대란으로 이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외교 당국도 중국·호주 간 무역 갈등, 중국 내 석탄 부족, 화학비료 가격 상승 등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를 불러온 불안 요인들을 모두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수출 통제로 이어질지는 물론 수출 통제시 여파에 대해 전혀 준비가 안됐던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1일 중국산 요소 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현지 공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뒤 상황 파악에 나서기는 했지만, 정부 내 요소수 문제가 '물류대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시점은 이달 초부터다.

이달 2일에야 본격적으로 관계부처 회의, 7일 2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어 국내 요소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요소수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요소수 수급이 범부처적인 의제로 떠오르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정의용 외교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간의 회담에서도 요소수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중외교장관 회담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약식회담이기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견했더라면 외교장관이 대면으로 중국 측의 신속한 조처를 당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요소수의 중요성이 간과됐다는 점이 대응 실패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산업부는 일본 수출 규제 사태 후 338개 필수 품목을 관리하고 있으나 요소수는 이러한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서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을 하고 요소수처럼 산업 중간재는 아니지만 중요한 품목에 대해서 수입 다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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