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삼성에 요소수 협력 요청, 마스크·백신에 이어 다시 SOS

지난해 정부-삼성 마스크 원재료 5300만명분 공수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09 22:51 | 최종 수정 2022.01.07 20:09 의견 0

정부가 삼성에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요소는 물론 요소수 확보를 비롯해 수입선 다변화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달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출장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 요소수 생산업체 방문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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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제조·설비 전문가팀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에서 제조공정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이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국내 요소 수급 관련 회의에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사는 삼성물산에서 사업비중이 적지 않은 부문으로 비료, 메탄올, 광산용소재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이딩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삼성물산의 전 세계 밸류체인을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사부문의 경우 1970년대부터 각종 비료 수출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농업용 요소 수입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1차 유행 당시 마스크 핵심 원자재인 필터용 부직포(MB·멜트 블로운) 53t(5300만장)을 들여온 바 있다. 올해 삼성전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의 TF(태스크포스) 꾸리고 화이자와 협상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도입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런 만큼 정부와 삼성의 향후 요소수 수급과 관련한 본격적인 협업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쯤으로 전해진 이 부회장의 미국행이 이와 관련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7일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대사를 만나고 민주당도 '요소수 대책 TF'를 꾸린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 지도부와 삼성 측의 면담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송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5월)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7월), 삼성경제연구소(8월), 삼성바이오로직스(10월) 등 삼성을 수시로 방문하며 본격적인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농업용 화학비료 부족 문제, 비료 원자재 가격연동제를 도입해 비료 확보에 필요한 예산도 이번 국회 예산 시기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 역시 요소이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 제한 영향으로 재고가 동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업계와 함께 요소수 관련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중국정부의 협조를 지속 요청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건의한 여러 사항을 검토해 관계부처와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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