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끝이 안 보인다···한통 1만원이 7만~12만원 폭등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09 12:26 | 최종 수정 2022.01.07 20:10 의견 0

촉매제인 요소수 대란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요소의 수출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선 데 따른 타격이다.

화물차량, 항만 등 일반 운송 업계는 물론 쓰레기 수거, 통학버스 등 일부 공공 영역과 일반 승용차 운전자들에게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요소수는 디젤(경유) 차량과 트랙터 등 농기계 등에 쓰인다.

요소 비료도 공급 부족 현상을 빚으면서 농업계도 걱정에 휩싸였다.

경남 창원에서 유치원 차량을 운행 중인 정 모씨(58)는 "온 식구가 동원돼 온라인 판매처를 뒤져 두통을 샀다"면서 "요소수 대란을 일찍 예감한 사람들은 사재기를 많이 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정부의 늑장 대응에 혀를 찼다. 그는 평소 한통에 1만원대면 사는 것을 7만원에 샀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12만원까지 주고산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ㅍ씨는 "SUV에 넣을 차량용 요소수를 구하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부러 차를 몰고 갔지만 요소수가 바닥났었다"며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데 어디서 요소수를 구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 차량 등 공공 영역에서도 요소수 부족으로 서비스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의 청소 차량은 총 3236대로, 이 중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2286대)의 절반가량(1171대)이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이다.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은 대부분 대행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확보한 요소수 물량은 약 3주 정도 사용량밖에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70%를 감당하는 부산항 등 운송 부문의 위기감은 더 크다.

화물차운송사업자협회는 "전국의 3000대 이상의 컨테이너 차량 가운데 20%가 최근 요소수 부족으로 멈춰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주유소에 간혹 한 번에 1000ℓ 정도의 요소수가 들어와 평소 거래하던 차량에만 공급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이 일주일만 더 지속하면 컨테이너 차량 절반가량이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학교(특수 학교 등 포함)용 통학버스 87대 중 학부모회가 임차해 운영하는 58대는 현재 지원 대상도 아니고 전체 통학버스에 대한 여유 요소수도 다음 달 동이 날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공용차량에 대한 요소수 수요를 조사해 지원해 주기로 했지만, 통학버스는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고 말했다.

요소로 만드는 요소 비료도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제주에서는 1인당 요소 비료 구매를 20포로 제한했지만 재고가 바닥난 상태여서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재개나 협의를 시작한 다른 국가를 통해 요소수 수급이 안정될때까지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호주와 베트남에서 긴급 수입 물량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호주에서 들여오기로 한 2만 7000ℓ는 하루 사용량의 한자리수에 불과한 수준이고 베트남과 협의 중인 물량은 약 1만t으로 더 적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요소수 하루에 사용량은 600t 정도이고, 월간 2만t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안감을 노린 판매 사기나 매점매석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과에 따르면 현재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 범죄가 이날 기준 34건 접수됐다.

정부와 지자체도 요소수 매점매석과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해 강력한 단속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이날 31개 시군 부단체장이 참석하는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필수 차량을 제외한 경유차량 사용을 자제하고 노선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 수송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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