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초고가 걸작들 면면은?

강하늘 승인 2021.04.28 11:53 | 최종 수정 2021.11.14 00:10 의견 0

고 이건희(1942~2020년)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 소장품인 '이건희 컬렉션' 2만 3000여점이 국민 품으로 돌아간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이중섭 ‘황소’, 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등 최고의 걸작이다.

삼성 측은 28일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하며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 작가 근대미술품 등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고 밝혔다.

기부 목록 대부분은 고미술과 근대미술로, 자코메티·베이컨·로스코 등 서양 현대미술품 대부분은 삼성미술관 리움 측으로 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 '이건희 컬렉션' 대표작 국보 216호 '인왕제색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 1600여점의 명품이 들어간다.

특히 이건희·홍라희 부부가 30대 나이에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며 처음 구입한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등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4건, 보물 46건) 60건이 포함됐다.

박물관 측은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A급 기증품이고, 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의 경사”라고 했다.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고려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단원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이라고 알려진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도자기, 고지도, 공예, 불교 미술품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수준이다.

▲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으로 알려진 ‘추성부도’.

기증 목록에는 김환기·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작도 포함됐다.

▲ 이중섭이 그려 한국의 민족성을 상징하는 '황소'.
▲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입한 소장품 중 가장 고가는 13억원에 구입한 김환기의 ‘새벽 #3’(1965)이었다. 이번에 김환기의 대표작인 '전면점화' 등을 얻어 최고가의 역사를 쓰게 됐다.

▲ 김환기의 대표작인 '전면점화'.
▲ 김환기가 6·25전쟁 당시 그려 한국적 정서를 대표하는 '여인과 항아리'(1951).

국립현대미술관에는 서양 근대 미술사(史)를 태동시킨 사조별 대표 작가, 한국 근현대회화작품 등 1600여점 기증된다.

인상파 거장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스페인 거장 호안 미로의 ‘구성’,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를 비롯해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고갱, 카미유 피사로 등의 명작 8건도 기증하기로 했다.

이로써 그동안 '피카소 그림 하나 없는 국립미술관'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서는 이번 기부로 소장품 질을 크게 끌어올리게 된다.

▲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 '켄타우로스 가족'.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 오귀스트 르누아르.

이번 기부에서는 지방까지 신경을 썼다.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전남 일대에서 활동한 동양화가 허백련, 대구미술관에는 대구 대표 화가 이인성, 제주 이중섭미술관에는 이중섭, 강원도 박수근미술관에는 박수근의 작품을 기부하는 식으로 지역별 특성까지 감안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기증의 뜻을 기려 조만간 ‘이건희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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