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은 폐암, 장질환, 정력상태 보여준다

강하늘 승인 2021.03.07 18:41 | 최종 수정 2022.01.07 15:18 의견 0

손가락은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 역할을 한다. 손가락에 나타나는 증상만으로만 질병을 속단할 수 없지만 평소 관찰을 잘 하면 사전에 병을 진단해 건강 악화를 막을 수 있다.

◇ 검지 맞대 나오는 모양은 폐 질환 여부 판단

양손의 검지손가락을 맞대었을 때 다이아몬드 모양이 나오지 않으면 폐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곤봉지현상 또는 핑거 클루빙(finger clubbing)현상이라고 한다. 손가락 끝이 부어 곤봉처럼 뭉툭해진다고 해 곤봉지라고 붙였다. 폐렴, 폐섬유화증, 폐암 등 폐 질환자의 30~50%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손가락 모양이다.

이와 관련 영국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는 "폐암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핑거 클루빙 현상'이 나타난다"며 "폐암 환자의 약 35%에서 이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 검사법은 '샴로트의 창문 테스트(Schamroth's window)'라고도 알려졌다.

이는 폐 질환으로 인해 만성적인 저산소증에 노출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로 인해 신체 말단의 연조직이 과다증식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곤봉지현상이 나타났다면 폐기능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다만 모든 폐 질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곤봉지현상이 없다고 폐 질환이 없는 것으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이 현상이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영국암연구소는 "악성 종양이 손가락에 액체가 쌓이는 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폐암 의심 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이 기침이며 기관지를 막으면 호흡곤란, 가래 등이 나타난다. 암 덩어리에서 출혈이 생기면 객혈(피를 토하는 것)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고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폐암이 진행돼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극심한 두통, 감각 변화, 경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 약지의 두 번째 마디의 두께는 장 질환과 관련

약지의 두 번째 마디 두께가 다른 사람보다 유독 좁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부산대 연구진이 방문판매원 148명을 조사했더니 약지가 유독 얇아 푹 파인 듯 들어간 사람은 과민성 장증후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에 문제가 없는데도 복통,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악화 요인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다.

뇌는 피로감을 느끼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변화시키는데 이로 인해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위장관은 입, 인두, 식도, 위, 소장, 대장으로 구성되며 항문과 연결돼 있는 관을 말한다.

◇ 약지 길이가 긴 남성은 정력이 좋다

남성은 약지 길이가 길수록 정력이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노스다코타대 운동신경학과 교수진이 57명의 젊은 남성의 손가락 길이를 조사해 정력과 운동신경을 비교했더니 약지가 길수록 정력과 운동신경이 더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약지의 길이는 절댓값이 아닌 검지의 길이를 약지의 길이로 나눈 값을 이용했다.

손가락 길이 비교. 플랫폼뉴스 DB

약지의 길이가 정자 수나 생식기 길이와 비례한다는 연구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엄마 뱃속에서 손가락이 형성될 때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게 원인으로 추측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약지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고, 검지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데서 나온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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