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4000억 투입, '티빙' 승부수 던졌다

넷플릭스 맞서 오리지널 콘텐츠 물량 공세
JTBC·네이버 동맹으로 자체 영역 구축

강하늘 승인 2021.03.24 08:51 | 최종 수정 2022.01.24 16:23 의견 0

CJ ENM이 티빙(TVING)에 본격적으로 투자한다. '공룡'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서다.

치열해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경쟁에 맞서 네이버, JTBC와 손 잡고 콘텐츠 생산부터 플랫폼을 통한 공급까지 '미디어 풀필먼트'를 구축한다.

24일 CJ ENM에 따르면 올해부터 3년 간 콘텐츠·OTT 사업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는 10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오리지널 작품 제작에 나선다. 투자 직후 영업이익 손해까지 감수한 대형 투자여서 OTT·콘텐츠 사업에 거는 기대는 크다.

CJ ENM은 지난해 미디어 부문에서 전년 대비 40.8% 증가한 999억원의 흑자를 냈다. 4분기에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광고 등 전통적 캐시카우였던 TV·영화 부문의 위기감이 높아져 단기 실적 훼손보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큰 성장세를 보이는 디즈니플러스와 비슷한 성장 전략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1억의 구독자를 보유한 디즈니+를 비롯 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이 한국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티빙은 지난해 독립법인 출범 이후 올해 초 JTBC스튜디오가 2대 주주로 합류했다.

올 한해에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는다. OTT 플랫폼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서다. tvN 사업을 이끌어 온 콘텐츠통 이명한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을 티빙 대표(콘텐츠)로 선임해 양지을 대표(경영)와 투톱으로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 차별화해 국내 정서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힘쏟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26일 김은숙 작가가 참여한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를 내놓는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로드 다큐멘터리인 '백종원의 사계'를 4월에 선보이고, CJ ENM 히든카드인 나영석 PD도 새로운 예능을 준비 중이다. 배우 공유와 박보검이 연기한 영화 '서복'도 다음 달 15일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한다. 인기 K팝 가수들이 참여한 '케이콘택트(KCON:TACT3)'도 독점 서비스 중이다.

티빙은 지난해 월평균 순이용자수(UV)가 241만명으로 넷플릭스(638만명), 웨이브(344만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3년안에 웨이브까지 제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포털 공룡인 네이버와의 협업 성과와 쿠팡, KTH 등 신흥 커머스 OTT들과의 경합이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네이버와 물류 제휴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콘텐츠 유통까지 강화하고 있다. 양 사는 지난 4일 티빙 이용권을 추가한 네이버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했고 지분 맞교환을 통한 투자도 조율 중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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