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서 분사한 티빙, 미국 '워너'와 손잡나

양지을 티빙 초대 대표, 워너코리아 등과 접촉
3천억 규모 외부자금 수혈 추진···HBO 속한 워너 주목

정기홍 승인 2020.10.05 13:33 | 최종 수정 2022.03.19 20:19 의견 0

(주)티빙이 지난 1일 CJ ENM에서 분사한 이후 대규모 외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인터넷매체인 이데일리에 따르면 티빙은 JTBC가 지난 달 공정위에 자사와의 기업결합심사를 철회한 뒤 JTBC뿐 아니라 워너코리아와도 접촉하고 있다. 재무적투자(FI)·전략투자(SI) 등 해외 투자자를 유치해 합작법인을 출범시키기 위해서다.

분사 과정에서 CJ ENM과 JTBC가 7대 3의 지분율로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 합작법인을 만들려고 했지만 JTBC의 지분율을 20% 이하로 줄이고 대규모 해외 자금 유치에 나섰다.

외자 유치 파트너로는 미국의 유명 케이블채널인 HBO가 속해 있는 ‘워너미디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JTBC는 HBO와 관계가 각별해 JTBC가 티빙의 지분율을 줄이는 대신 워너와 HBO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워너그룹 계열인 카툰 네트워크는 지난 2006년 중앙일보와 손잡고 국내에 채널을 열었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투자 배급한 CJ ENM은 연초에 기생충을 HBO 드라마로 만들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워너 명의로 투자할지, HBO로 할 지는 모르지만 티빙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출자자(LP) 중 반은 워너의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1조 가량 밸류로 지분 30%(3000억원) 이상 규모이며 티빙의 초대 대표인 양지을 전 CJ ENM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너는 HBO맥스의 아시아 기지로 한국의 티빙을 염두에 두고,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통신사와도 접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HBO는 지난 5월 27일 미국에서 런칭한 OTT로, 워너를 인수한 이동통신사 AT&T가 운영 중이지만 넷플릭스·디즈니+에 힘이 부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HBO의 일본시장 진출에 실패해 한국과의 협력이 더 절실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티빙이 워너미디어 등에서 외자를 유치해 의도대로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국내 미디어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외자유치 과정에서 국내 통신사 한 곳도 참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 시장은 SK텔레콤+지상파 3사의 ‘웨이브’와 CJ+워너(HBO)+JTBC+통신사(한 곳)의 ‘티빙’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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