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美 "반도체 등 러에 수출 통제"···한국도 영향

컴퓨터·통신장비·센서 등도 대상

강하늘기자 승인 2022.02.25 07:30 | 최종 수정 2022.02.25 13:43 의견 0

미국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제재를 발표했다.

수출통제 대상에는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품목도 포함돼 있어 한국 역시 일정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제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추가 제재 발표하는 바이든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뉴스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면서, 구체적으로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가 적용한 규정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다.

FDPR는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제재 조항이다.

미국은 미중 갈등 속에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주기 위해 화웨이가 대만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칩 납품을 받지 못하도록 이 규정을 활용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 시각)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지역의 국경수비대 근무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키예프 로이터=연합뉴스

통제 대상 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려면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원칙적으로 거의 모든 면허 요청을 거부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설명이다.

미국의 발표대로라면 한국의 경우 그동안 러시아로 수출해온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이날 최종 목적이 군사용이라고 판단한 러시아 기관 49곳을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다. 이 경우 미국 기업은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지 못하면 이들 기관과 거래가 금지된다.

상무부는 이번 조처가 27개 회원국을 둔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협력한 것이라며 이들 국가가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U, 캐나다 등은 이날 대러 수출통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특히 "더 많은 나라가 수출 통제 정책과 요건에 맞춰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향후 동참 국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역시 대러 독자 제재는 하지 않겠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에는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상황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무력침공 억제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지금 저희가 하려고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수출통제를 포함한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처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러시아 경제에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수입해온 하이테크의 절반 이상을 차단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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