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길모 회계사의 알기쉬운 경영&회계 / 기업가와 장사꾼

문길모 승인 2019.03.25 22:02 | 최종 수정 2021.10.26 09:20 의견 0

[플랫폼뉴스 문길모 칼럼니스트]기업인들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영예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요?


매출이나 자산이 기업 들 중 가장 크거나 종업원수가 가장 많거나 하는 것도 영예로운 요소가 되겠지만 본인의 기업을 바라보는 외부의 전문가들로부터 ‘존경 받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것을 보다 더 큰 영예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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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와 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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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지난 1월 21일에 미국 경제 매체 포천(Fortune)은 세계 29개국 680개 기업 가운데 애플을 2018년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로 선정 발표했습니다. 이로서 애플은 11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편 2위에는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 3위에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4위에는 워런 버핏의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 5위에는 스타벅스가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은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순위권에 들어 최고 21위까지 올라갔으나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 이재용 부회장 검찰 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2017년 조사에서 50위권 순위에서 밀려났고 올해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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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29위), 싱가포르항공(32위)이 50위 안에 들었습니다. 이들 기업의 평가는 주요 기업 임원, 애널리스트 등 3900명으로 하여금 각 기업의 혁신, 인사 관리, 자산 활용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5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가져온 것은 기업 자체의 경영능력부족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업이 처한 환경에도 많은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기업의 진취적이고 자연스런 발전을 저해하는 정치, 사회의 여러 가지 제약과 규제 그리고 반기업적인 환경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어느 기업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기업인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기업을 둘러쌓고 있는 여러 가지 장애를 잘 극복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기업인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염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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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企業人)과 businessman

기업인을 한자로 쓰면 ‘企業人’이라 표시합니다. 이때의 ‘企’자는 사람 ‘인(人)’에 멈출 ‘지(止)’자로 결합된 것으로서 이를 이어령 교수는 그의 저서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에서 “사람이 자기 갈 길을 찾기 위해서 발뒤꿈치를 들어 멀리 앞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앞일을 생각하고 꾀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기업인은 수시로 멈춰 서서 자기의 갈 길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사람, 남보다 많이 생각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편 서양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업인을 ‘businessman'이라고 부르는데 이때의 ‘businessman'이라는 용어는 바쁘다는 것을 뜻하는 ‘busy'와 사람을 말하는 ’man'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단어로서 단순하게 해석하면 ‘바쁜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기업인은 낮이나 밤이나 가릴 것 없이 바쁘게 뛰어 다니며 사업을 위해 애를 쓰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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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의 ‘企業人’이라는 의미 속에 숨겨있는 “멈추고 생각하는”이미지와 서양의 ‘businessman'이라는 단어 속에 숨겨있는 “바쁜”이미지 중 어느 것이 과연 기업인의 본질에 가까울까요?

필자의 의견으로는 둘 다 같이 혼합된 의미가 기업인이라는 단어 속에 녹아든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업인은 누구보다도 기업의 존망에 이해관계와 관심이 깊습니다. 그러므로 육체적으로도 바쁘게 움직여야 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종업원들과는 달리 하루 24시간동안 끊임없이 기업에 대하여 생각하고 고심하여야 함으로 바쁜 존재입니다. 그러나 한편 기업인은 자기가 경영하는 기업의 장래에 대한 장. 단기 계획을 세우고 기업을 그 계획에 맞추어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때때로 멈추어 기업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고 미래를 설계하여야 한다. 따라서 동양적인 의미의 ‘企業人’의 역할도 같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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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과 기업가

먼저 ‘기업인’과 ‘기업가’의 의미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직업에 접미어로 ‘가(家)’를 붙이는 경우에는 그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기업가는 앞서 이야기한 ‘기업인’ 중에서 보다 더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을 지칭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중에는 이 사람을 과연 기업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하고 의문이 들 정도로 기업가답지 못한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이 때 ‘기업가답다’라는 말속에는 기업가라면 꼭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이를 잘 준수하고 있는 사람만이 기업가로 불릴 자격이 있다는 의미가 숨어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기업가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삼성그룹의 이 건희 회장은 “장사꾼이 되지 말라. 경영자가 되면 보는 것과 생각이 다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장사꾼에 머무르는 한 그 사람은 기업가가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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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장사꾼’과 ‘기업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장사꾼과 기업인의 차이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느냐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즉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 본인의 입장에서 이익을 챙기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 기업을 통해 기업이 사회에 공헌을 하도록 노력하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마치 지하에서 맑은 물이 샘솟아 올라오는 것과 같이 사회에 대한 각종 공헌이 뿜어져 나오는 ’원천(源泉)’입니다.

어느 기업이 건실하게 운영된다면 그 기업의 모든 활동의 결과는 그 기업이 활동하는 무대인 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직결됩니다. 즉, 매출과 매입활동은 소비자의 만족과 기업 활동을 하는 상대거래처가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며, 종업원을 채용하고 급여를 주는 활동은 일자리 창출과 각 가정의 살림살이에 기여를 합니다. 이자비용의 지급은 은행의 운영과 존속에 기여를 하며, 세금납부는 국가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데 기여를 합니다. 그리고 종업원들이 회식을 하거나 거래처에 대한 접대를 하는 경우 이는 기업의 주변에 있는 수많은 요식업소들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기여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건실한 기업은 사회에 ‘공헌 덩어리’인 셈이지요.

이와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잘 이루어지려면 우선 기업이 우량하게 잘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잘 인식하고 기업을 건실하고 우량하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곧 ‘기업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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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존경받는 기업가

우리나라를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키는 주도적 역할을 한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다음과 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였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첫째는 건실한 운영으로 이익을 내서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으로 좋은 상품을 남보다 먼저 만들고 수출과 고용과 소득을 늘리며 경영합리화로 잉여를 많이 올려 기업 확장의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기업인의 본분이며 사회적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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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국’ 정신으로 삼성을 이끈 호암 이병철 창업주의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삼성그룹은 ‘일자리’를 많이 늘이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킴과 아울러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구속 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기업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제는 ‘사업보국’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에 앞서 ‘존경받는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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