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공유경제 속으로 ②] 美 첨단 소형 무인 스토어 “스톡웰”의 실험

첨단 ICT 기술 접목,,, 아마존고에 이어 첨단 무인스토어 미래시장 견인기대
유휴 잉여공간 공유,,, "공간 공유경제" 모델

김성호 승인 2019.03.18 17:39 | 최종 수정 2021.11.17 18:01 의견 0

[재미있는 공유경제 속으로 ②] 美 첨단 소형 무인스토어 스톡웰의 실험

첨단 ICT 기술 접목···아마존고에 이어 첨단 무인스토어 미래시장 견인기대

유휴 잉여공간 공유···"공간 공유경제" 모델

[플랫폼뉴스 김성호 기자] 매력 있는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떠나는 컬럼 “재미있는 공유경제 속으로”의 첫번째 순서로 미국의 스타트 업 회사인 스톡웰스토어(Stockwell AI, inc)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 : 고양이 모양의 보데가 로고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100배에 달하는 미국 대륙의 인구 3억명을 대상으로 “최 근접거리에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첨단 소형 무인 스토어(Tiny Unmanned Store)”로 미래 무인매장 시대의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로 시작된 스타트업 스톡웰(Stockwell).

건물주나 점주의 유휴 잉여공간을 공유 받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공동체 커머스 모델로서 이른바 “공간 공유경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6월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출신 폴 맥도널드(Paul McDonald)는 자신의 친구이자 공료였던 애쉬워스 라잔(Ashwath Rajan)과 함께 보데가(Bodega- 창업당시 회사명, 2018년 7월, 사명을 Stockwell AI로 변경)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한다.


구글 출신 공동 창업자 폴 맥도널드(오른쪽 사진 오른쪽)와 애쉬워스 라잔

그들은 이 첨단 매대의 닉네임을 식료품 저장소라는 의미의 “팬트리 박스(Pantry Boxes)”로 불렀고 “보데가 밴딩머쉰”으로도 불리운다.

심플한 이케아 가구를 연상케 하는 가로 1.5m의 크기의 소형 매대이지만, 여기엔 첨단 ICT융합기술이 녹아져 있다. 앱을 켜고 매대 정면에 붙여진 매대 번호를 앱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유리문이 열리도록 고안됐다. 앱기반 핀테크 시스템과 리얼타임으로 연동된 인공지능 기반의 사물인식 카메라가 장착되어서 물건을 고르는 고객의 손길과 픽업된 상품을 인식한다. 고객이 상품을 픽업하고 매대 문을 닫는 순간 앱에 미리 업로드한 신용카드를 통하여 간편결제가 동시에 이뤄진다.

피트니스센터, 오피스, 아파트, 기숙사, 오피스빌딩 등의 유휴공간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하여 최 근거리에서 필요 물건을 구매하는 니치시장(Niche Market)을 겨냥하고 있다. 미래형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Amazon Go)가 중대형 매장이라면, 첨단기술이 접목된 “최소형 무인매장(Tiny Unmanned Store)”이란 측면에서 독특하다.

매대 설치를 원하는 건물주인이 자신의 건물내 유휴공간을 공유하길 원하고, 회사에 매대 설치를 요구하면, 회사는 장소 임대료를 별도로 내지 않는 대신에 무상으로 매대를 설치해준다.

베스트바이(Best Buy). 홈디포(Home Depot), 이케아(IKEA) 등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들의 대형매장 내 유휴공간도 그들의 판촉대상이다.

회사는 상권분석을 통해 설치 장소에 걸 맞는 상품을 소싱, 공급하고 수익을 주인과 나눈다. 이 모델은 건물주인이 유휴 잉여공간을 무상으로 공유하여 첨단 디지컬 기술이 접목된 인공지능 무인매대를 설치하여 새로우 부가수익을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다분히 “공간 공유경제”모델이다.

창업당시 “보데가(Bodega)라는 브랜드로 시작한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의 투자가들로부터 250만불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고, 샌프란시스코 인근 50군데와 뉴욕 인근에 시범매장을 설치하면서 공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거대 미국땅의 근접거리 리테일 시장 겨냥

미국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실제로 오피스가 밀집한 다운타운이나 교외지역과 베드타운에는 집을 나서서 도보로 이동하여 필요 물품을 구매할 스토어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Gas Station)가 잡화 편의점 역할을 하고 있고, 그 마저도 자가용을 이용해야 접근이 가능하다.

대도시의 다운타운 지역 또한 월그린, CVS 같은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드럭스토어형 매장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건물마다 입점해 있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매상점은 많지 않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보통 주말에 샘스나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매장에서 일주일치 이상의 식료품과 생필품을 대량 구매하여 집에 저장해두고 이용한다. 근거리 리테일 시장이 많지 않고 차를 타고 나가기 귀찮아서 이기도 하다. 미국에 대형매장이 유행하고 있는 이유다.

이 와중에 드론 배송이나 아마존고(중대형 무인편의점)까지 온라인 커머스 공룡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유통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스타트업 기업인 스톡웰스가 겨냥한 최 근거리 첨단 소형 무인 매장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스톡웰의 과제와 대안

첫번째는 수익성의 문제이다. 고가 기술이 접목되어 그저 비싸기만 한 “첨단 자판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스톡웰의 매대 제작비용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투자비 대비 수익성이 얼만큼 될지 미지수다. 매대 제작비 외에도 상품 소싱, 물류 등의 인프라 투자비를 감안할 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더욱이 소규모 생필품 매장으로서 박리다매의 판매전략이 불가피 한 상황에서 수익성을 어떻게 담보해 나갈지는 이 회사가 풀어야할 첫번째 숙제일 수 있다.

이러한 수익성 문제의 해법은 ‘규모의 경제효과’가 아닐까 싶다. 매대 보급수가 일정 규모 이상 늘어나면, 구매파워가 생겨서 상품 소싱 비용이 줄어들고 롱테일 효과를 통해 손익분기점에 빨리 도달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스톡웰은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상품소싱과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면서 점진적인 매장확대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매장이 확대됨에 따라 매대 제작비를 충당하면서 브레이크 이븐에 도달하기까지 2,3,라운드 투자유치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역시 도난과 손실의 문제이다. 무인 매장이다보니 도난에 따른 물품 소실의 이슈가 있다. 확인된 팩트는 아니지만, 흔히 샵인샵 매장의 도난 손실율은 많게는 20%에 이른다고 하니 무인매장의 경우 이 보다 더 높을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스톡웰의 앱과 매대는 그 자체가 보안 CCTV 이상의 숨은 기능을 갖고 있다. 앱을 다운 받아 앱에 매대 고유번호를 입력해야만 매대 문을 열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핵심이다. 매대에 설치된 5개의 사물인식 카메라가 절도행위를 감시할 것이고, 절도가 일어나면 최초 앱다운 과 정에서 입력한 회원정보를 통하여 발본색원할 수 있다. 앱과 매대의 사물인식 카메라는 단순히 불특정 다수를 감시하는 CCTV보다 훨씬 더 고 효율의 도난방지 시스템인 것이다.

또한 이 회사는 매장에 물품을 제공할 때, 건물주인으로부터 물품대를 선지급 받는 방식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럴 경우 진열 상품의 소유권은 건물주에게 있을 것이고 도난방지 의무도 건물주가 지게 된다. 무인 매대이지만 건물주는 도난방지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물론 회사는 앱과 고성능 센서 카메라가 장착된 첨단 매대를 무료로 제공한다.

세번째는 소형 매대 공간이다보니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상품에 한계가 있다.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같은 냉장(냉동)제품이나 고가제품을 소싱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초기엔 어느정도 제한된 품목으로 판매율을 높이는 소싱기법을 구사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또한 구매력이 높은 제품소싱과 앞으로는 냉장(냉동)설비가 장착된 매대의 출현도 예상해 본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 보데가의 또다른 위기 … 기회일수도

이 회사의 존폐가 달린 첫번째 위기는 전통 상업경제 시장과의 대척이다. 이른바 골목상권 침해라는 거센 여론이 야심 차게 출발했던 스타트 업이 넘어야할 리스크가 되고 있다.

이 회사 최초의 브랜드명은 스페인어로 ‘구멍가게’라는 의미의 보데가(Bodega)였다. 근거리 소매상점이라는 그들 사업의 특징을 선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고유명사로 생각했었으리라.


남미출신 이민자들의 생존수단이었던 골목 구멍가게 "보데가"

실제로 미국사회에 마이너리티라 할 수 있는 남미계 이민자들의 생존 수단인 “보데가”는 예전 우리나라의 “연쇄점” 처럼 골목상권의 대표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고유명사가 되어왔다. 그런데 창업초기에 그런 “보데가”라는 브랜드를 내걸었으니, 이것은 이 회사의 첫번째 패착이 되었다. 아니면 노이지(Noisy) 마케팅을 노린 x구글맨들의 고도의 마케팅 전략일지? 모를 일이지만···.

지난해 9월경부터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온라인에 “안티 보데가” 여론이 들끓었다. 구글 출신 창업자가 마이너리티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쓰디쓴 비판이 쏟아졌다. 유력 매체들은 앞다투어 보데가(Bodega)를 “올해의 가장 기만적이고 최악의 스타트업”이라고 혹평했다.


골목상원을 침해한다는 안티 보데가 여론들 ... 더 가이던, 유에스투데이

이러한 안티 여론의 확산되면서 이웃과 함께 정겨운 릴레이션이 가능한 골목 상거래 문화를 무인매대가 대체할 수 없다는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첨단기술이 녹아 든 첨단 매대를 완성하고, 거액의 투자금까지 유치해 두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혹독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이 회사는 올해 7월부터 회사 브랜드를 “스톡웰(Stockwell)”로 변경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고, 기존의 전통 소매상점인 진짜 ‘보데가’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 : 올해 7월 호사 브랜드를 '보데가'에서 '스톡웰'로 바꾼 회사 홈페이지

스타트업 기업인 스톡웰이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갈지? 앞으로 리스크를 극복해 나가는 스톡웰의 행보는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창업 후 1년만에 폐업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스톡웰이지만 이번 리스크를 잘 넘긴다면 본의 아닌 노이지 마케팅(Noisy Marketing)의 성공사례로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들이 지향하는 첨단 소형 무인매장(Tiny Unmanned Store)은 전통 상업경제와의 대척이 아니라 유휴 잉여공간의 공유경제 모델로서 사회공동체적 서비스이자, 미래 유통의 대안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스톡웰이 한국에 오면 ?

한국은 집과 회사밖에만 나가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편의점과 각종 소매상가들이 즐비하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감탄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근접거리에 모든 생활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첨단 기술(앱 간편결제/사물인식 등)이 접목된 “최소형 무인상가”라는 차별적 요소는 다분히 매력적이다. 어느정도 한국형 스톡웰의 변형도 필요할 수 있다. 예를들면, 요즘 대세인 식당 키오스크가 내재된 일체형 매대를 고안하여 식당 메뉴 오더와 함께 매대 상품 판매까지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이나, 좀더 손쉬운 이동과 설치와 철거가 가능한 모빌리티형 무인매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근접 상가 모델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도서관, 기숙사, 호텔, 모텔(무인모텔 포함), 피트니스센터, 실내체육시설, 야구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거나, 콘서트홀 등 일시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모빌리티형 매대와 맞춤형 상품소싱이 가능하다면 분명히 새로운 니치시장(Niche Market)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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