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부산 원도심 폐건물, 영화 촬영지로 부활

강동훈 승인 2021.04.28 12:55 | 최종 수정 2022.06.02 11:24 의견 0

부산의 영상물 촬영 붐 등으로 흉물로 방치되던 원도심 폐건물들이 촬영지로 부활하고 있다.

28일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동안 부산에서 영상 촬영을 하겠다고 신청한 작품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배 늘어 49편에 달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도 오는 10월까지 촬영 예약이 꽉 찼다.

▲ 영도구 옛 부산해사고에서 진행 중인 촬영 모습

부산에 촬영 붐이 다시금 일면서 원도심 폐건물이 촬영 장소로 부상했다. 실내 스튜디오 수가 제한돼 있어 대안으로 폐건물은 촬영 장소로 적격인이다.

이에 부산영상위는 촬영을 진행할만한 폐건물을 찾아 사진을 찍어둔 뒤 촬영팀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촬영지로 활용되는 폐건물은 지난해 폐교한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 지난 2017년 폐업한 금정구 남산동 침례병원, 남구 우암동의 부산외국어대 옛 캠퍼스 등이다.

현재 해양경찰 특공대 훈련시설 공사가 진행돼 옛 모습은 없어졌지만 대표적인 촬영 폐건물은 영도구 청학동 옛 부산해사고 건물이다. 그간 영화 '인랑', '더킹', '아수라', '곤지암', '덕혜옹주' 등을 촬영해 폐건물 영화 촬영 성지로 인식됐었다. 금정구 침례병원도 영화 '우아한 세계', '힘을 내요 미스터리', 드라마 '증인' 등의 촬영지로 쓰였다.

올해는 부산영상위에 넷플릭스 등 OTT 작품 촬영 신청도 8건이나 들어와 부산 폐건물은 넷플릭스 화면 속에도 등장했다. 사상구에 위치한 대호피엔씨 부산공장 폐건물은 지난 2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를 찍었다.

▲ 대호피엔씨 부산공장 폐건물에서의 촬영 장면

도심 속의 골칫거리였던 폐건물이 부산의 영화 촬영 붐과 코로나가 겹쳐진 특수한 상황에 ‘영화 도시 부산’을 뒷받침하는 쓸모로 활약하고 있다.

부산영상위 관계자는 “폐건물 촬영팀의 수요는 늘 있는 편이라 폐건물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현장을 확인하고 아카이빙 해둔다”면서 “촬영팀이 요구하는 컨셉트와 부합하고,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이뤄지면 활용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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