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의사가 쓴 에세이집 '덜컹거리는 삶'

강하늘기자 승인 2022.01.25 19:23 | 최종 수정 2022.03.23 13:02 의견 0

은퇴 이후 중년들의 상념은 대체로 제2의 인생설계다. 삶의 프레임에서 부족하고 둔탁했던 지난 세월 길을 갈무리 하고, 새삶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를 세우는 때이다.

의사 직업을 가진 김정숙 씨가 자신의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그려낸 에세이집 '덜컹거리는 삶'(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을 출간했다. 304쪽, 2만원. 그는 미국에서 의사 직업으로 살아오다가 귀국해 지금은 지방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에세이는 나이 일흔 근처의 여성의 고아한 단상들을 조탁해 내고, 의사란 직업에서 묻어나오는 전문성 글귀들을 삶에 대비시켜 쿠키로 빚어낸다.

저자는 중노년기를 '심하게 덜컹거리는' 시기라고 정의한다. 지내온 여정(旅程)들도 쉽거나 편하지 않았지만, 중노년을 맞는 변곡점 시기라는 뜻이다. 반추할만한 '안온한 출구의 글'이 눈에 많이 띈다.

■ 참고 자료

▶ 출판사 서평

덜컹거리는 삶을 관조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을 조금 더 잘 알게 된다는 것과 상통한다. 그 세상 속엔 그 안에 던져진 나 자신도 포함된다. 정신없이 달려온 삶 가운데 어느새 덩그러니 남겨진 나의 모습을 깨닫고 나면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이 현재에 붙잡혀 버린 불안감이 닥쳐온다.

'덜컹거리는 삶'의 작가는 그러한 노년의 심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살다 보면 살아지는 게 삶입니다. 그러니 삶이 진흙탕 속에 빠졌다면 이를 악물고, 눈물을 머금고 빠져나올 일입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불행과 걱정에 매몰된 감정은 극복이 쉽지 않습니다. 덜컹거리는 삶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넘어지면, 내게 과연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을까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에 휘둘립니다.”

어느 시간을 살든 고민은 있다. 완벽한 행복의 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나이가 되면 허무함이 닥쳐온다. 시니어로서 세상의 흐름에 따라 좀 더 여유롭고 우아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강박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삶은 그 자체로 있을 뿐이다. 오도 가도 못할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끝없는 질문의 과정이다.

주변을 살피며 청춘은 지나갔지만 다시 튀어 오르길 갈망한다. 젊음의 생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그 안에서 많은 생각과 싸운다. “인생의 출구전략을 짤 때가 다가와서야 젊어서 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생각하는 게 많아졌습니다. 후회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살아갈 날을 위한 생각에 몰입하려 합니다. 삶의 품격을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삶이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의 드라마라는 말에 위로를 받습니다.”

결국 우리는 인생이라는 선 위에 서서 골몰하고 덜컹거리며 살아가는 존재다.

노년도 세련된 옷차림과 멋진 동네의 집, 경제적 자유를 제치고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눈빛에서 읽히는 뜨겁고 생동감 있는 열정을 갈망한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속 열망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기 때문이다. 삶에 향기가 있길 원한다. 살아온 세월에서 풍기는 진한 향기를.

상념에 휩싸여 우울감에 젖어있다가도 문득 스치는 깨달음을 제공해 주는 것이 인생이기에 우리는 덜컹거리는 삶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간다. 정답은 없다.

“나이가 들고, 병이 찾아오고,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집안에 갇혀야 되는 시간 또한 올 것입니다. 그때는 일상이 식물처럼 똑같은 풍경만을 보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고 나는 어떤 가치로 존재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될 겁니다.”

담담하게 인생에 대한 짤막한 에피파니(epiphany·갑작스럽고 현저한 깨달음 혹은 자각)들을 모아놓은 본서를 통해 독자들도 삶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가 느끼는 고민이지만 그 해답은 저마다 다를 듯하다. 차분히 익어가는 노년의 삶에 서 있는 저자가 건네는 말이 조금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 저자 소개/ 김정숙(의사, 의학박사)

20년 가까이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아들 셋을 키우며 일을 하고, 미국의사고시 step 1, 2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귀국하여 지방 소도시의 개인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때때로 꾸역꾸역 살아가는 일상에서 삶의 답을 찾기가 버거워질 땐 다시 떠나고 싶어 합니다.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삶이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행복공간을 만들고, 미소를 장착하고, 우아한 삶을 위해 노력할 것 등입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어떨지, 고통받는 아프리카로 가는 건 어떨지를 고민하며 의미 있는 우연의 기회를 만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든 언제나 최고의 답은 내 안에 있고,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있었다며 나를 위로합니다. 덜컹거리는 삶 위에서 잠시 멈추어 이 글을 씁니다.

▶ 목차

프롤로그·6

1.

잘 보이는 곳에

희망을 걸어두며

2021 겨울·21

에피쿠로스적인 삶·26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고민·32

살아갈 날들을 위한 생각·38

코비드-19 시대의 자가격리 경험·45

소우주로서의 별들·50

보스턴- 새로운 장소의 중독·57

코로나 블루 속 일상·63

2.

잠시 멈추는 힘으로

우린 앞으로 간다

닫힌 마음의 둑이 툭 하고 무너진 날·73

흐르는 세월에 단단히 다듬어질 것·80

산다는 것·86

회색 코뿔소가 온다·91

막막한 미래 앞에서·98

일상이 고독이 될 때·104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갈망·110

결코 기다리지 말 것·116

3.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찬란하다

인생의 강제 뺄셈이 작동될 때·125

보랏빛 소를 꿈꾸며·132

열망 - 삶의 DRIVE·138

존경에의 갈망·144

평정심은 내면의 얼굴·151

자유를 상상한 죄·157

자아실현의 허망함·164

식물일상·171

4.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

희망이 보인다

눈의 눈이 떠지는 순간·181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여행·187

이곳에서 바라보는 저곳·194

한 번은 살아야 하는 삶·201

인간은 강과 같은 존재·208

언젠가는 꼭·215

우리는 삶이라는 경기장에 들어선 투사·222

페르소나-사회적 가면 속에서·229

5.

어디에 있든

그곳의 이름은 ‘여기’

마음과 연결된 길을 찾아서·239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245

늑대 요리하기·251

심하게 덜컹거리는 인생의 전환기·258

삶의 프레임에 갇힌 존재들·265

위험에 대한 불안감·272

존재한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279

여행을 떠나야 할 순간·285

자연처럼 존재할 것·291

잘 익으면 청춘보다 낫다·296

▶ 본문 미리보기

우리 모두는 던져진 존재로서의 삶을 이어갑니다.

낯선 곳에 던져진 이방인은 언제나 외로움과 고독을 양식처럼 먹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불안감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삶의 절반쯤 왔을 때 우린 되돌아 나갈 퇴로가 막힌 것을 알아차립니다. 출구는 오직 하나, 소멸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삶이 익어갈수록 단순하고 자연 친화적인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거워진 인생의 짐을 덜어내고자 합니다.

휘게, 라곰, 와비사비 라이프스타일에 탐닉하고, 숲이나 바다 쪽으로 사는 곳을 옮기는 꿈을 꾸며 자연과 함께하는 소박하고 세련된 삶을 그려봅니다. 우리의 본질적인 불안감을 잠재우는 평안과 위로가 그곳에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이나 관심, 우정과 결혼 등, 소중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삶이 덜컹거립니다. 자기의 삶이 방해받거나 손해 보고 싶진 않으면서 관심과 사랑은 받고 싶습니다. 인간의 이런 이중적 습성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서 이혼이 늘어나고, 나이가 들면 홀로 고독한 잉여인간으로, 갈 곳 없는 퇴적공간으로, 떠밀려가는 슬픈 인생입니다.

잔소리가 늘어가며 갈등이 생기는 오래된 부부에서는, 졸혼이라는 신종 결혼 형태가 생기고, ‘함께 따로’를 실천하는 현명한 사람들도 늘어갑니다. 그래야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상대방에 대한 이기적인 생각을 포기하기가 쉬워집니다.

혼자 사는 즐거움까지는 아니라도 홀로 있지만 슬프지 않은 고독력은 길러야 누추하지 않은 삶이 됩니다. 인생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서 나를 찾아 머리를 깎고 산으로 가는 구도자는 못 될지라도 과연 지금 이 순간 내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교훈으로 다가오는지는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작은 땅에 갇혀 세계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코비드의 시대에 한반도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오는 공황장애와 비슷한 폐쇄 공포증도 생깁니다. 역병의 시대를 살고 마스크 속 뱉어 낸 공기를 다시 들이마시며 구역질을 느낍니다. 365일 마스크를 하고 살 수는 없을 것 같았는데 살다 보니 살아지는 게 삶입니다.

머릿속에 그리는 오래된 추억 속의 나파밸리, 라구나비치, 하와이… 그 하늘과 쪽빛 바다와 그 냄새에 대한 추억이 유일한 치유제입니다. 그곳의 꽃향기가 그리워 미칠 지경의 요즘입니다.

입으로는 “열심히 버티며 일했으니 떠나라. 희망을, 열정을 가져라.”라고 말은 하지만 일과 처한 환경이 발목을 잡습니다.

도대체 이런 시기에, 이렇게 덜컹거리는 삶의 시간에, 무엇으로 가치 있게 살아남아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행복의 조건은 첫째가 삶의 질을 바꾸는 것, 둘째가 영혼과 정신의 깨끗한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는 곳을 바꾸고, 원하는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경제적 자립 문제를 해결하고, 명상이든 요가든 홀로 고독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삶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잘 보이는 곳에 열정을 걸어두고 나갈 때마다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미소를 연습해서 입술에 걸고, 눈엔 총명함을 장착한 채 일터로 향하지만 답답함을 막을 순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새로운 모습으로 세련될 수 있는지, 현명하고 겸손한 아우라를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50여 명의 직원들에게 난 어떤 상사일지에 신경이 쓰이고, 한편으로는 막대한 세금 고지서와 지출 명세서를 받아들고는 망연자실하는 미숙한 경영자일 뿐입니다. 매달 지출과 경영에 넉넉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일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일이 가장 좋은 삶의 도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불안하고 우울할 때의 가장 좋은 도피처는 일터입니다.

일이 주는 노동의 가치는 경제적 빈곤의 해방 외에도 정신적 불안의 안식처 역할을 합니다. 일에 갇혀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일에 몰입할 때의 뜨거움도 있습니다. 그것들은 삶에서 오는 모든 불안을 잊게 합니다. 일로부터 벗어나고픈 갈망과 일로부터 얻는 평정심이라는 이율배반적 상황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숙제입니다.

일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고, 화장을 합니다. 일로부터 물러난 때 무엇이 날 세상 밖으로 끌어낼지 아직 답이 없습니다.

세상에 만만한 일은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돈을 벌고, 직원들 급여를 해결하고 국가에 엄청난 세금을 내려면 매일 매일이 전쟁터입니다. 웃음을 잃고, 스트레스 속에서 두통과 불면의 밤을 홀로 보내며 고민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수명이 길어지고 젊은 시니어들은 은퇴가 두렵습니다. 일 외에 자신을 표현하고 행복한 노후를 만들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죽기 전까지 일하고 싶어 합니다.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성공했지만 일 말고 노는 것으로 행복을 만드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일 때문에 온갖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을 가장 불행한 시간으로 보냅니다. 가장 행복하게 존재해야 할 ‘지금’이 가장 힘든, 이런 아이러니가 삶인 듯합니다.

성공적인 삶의 비결을 고민하며 답을 구합니다.

‘정답이 없는 걸 알지만 소크라테스처럼 끝까지 삶의 진리를 추구할 것, 프로이트가 말했듯 일하고 사랑할 것, 지난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 것, 모든 것이 끝나기 전까진 진짜 끝난 게 아님을 알 것….’

덜컹거리는 인생길 위에서 되뇌는 교훈이며 자기암시입니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이 시기의 발달과제가 있고 그 숙제 때문에 오늘도 낑낑거립니다.

‘스스로 생산적일 것, 친밀감을 주는 인성을 구축할 것, 경제적 안정성을 만들 것.’

이것은 절대 게을리할 수 없는 숙제이며 피할 수 없는 과업입니다.

은퇴 후 갈 곳을 잃은 많은 이들이 버려지는 퇴적공간 속 잉여인간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그 불안과 공포로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시시각각 삶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집어삼킨 이야기들을 풀어내지 못한 답답함이 우울증을 만듭니다. 인생 숙제를 하려다 불행이라는 괴물의 일격을 맞고 쓰러지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힘들다며 성마른 분노와 당혹감으로 뭉개진 거친 속마음을 드러냅니다.

‘도대체 망할 인생은 왜 이리 내게 가혹한가’라며 막말을 쏟아 내지만 조용히 숙제를 마치는 게 과제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외롭고 힘들어집니다.

불안으로 계속 외로워질 때, 기적을 바라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폭력처럼 느껴지는 시간을 살 때, ‘이 며칠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먹먹한 희망을 가슴에 품습니다.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은 희망을 꺼내 가슴에 품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든 일상입니다. 헛헛한 가슴팍에서 끔찍한 외로움의 핏물이 떨어집니다.

“우리 존재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다.

그러나 한 번뿐이므로 너무나 소중하다.

영생과 윤회는 별개의 문제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고통과 행복을 느끼는 것은 지금 생뿐이다.”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내 생은 지금 한 번뿐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존재 의미는 가볍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한 번뿐인 삶을 힘들어도, 불안해도, 보람 있게 살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열정, 사랑, 행복이라는 희망의 푯대가 필요합니다.

동시대를 사는 타인의 존재에 대해 배우고, 어울리며, 그들을 내 삶 안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을 배우는 것도 지금의 숙제입니다.

늙고 사라지는 것은 자연도, 세상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천 년 전의 사람들도 지금의 나처럼 시간의 유한함에 절망하고 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습니다. 그들은 사라지고 내가 그 뒤를 따르며 생명의 강은 도도히 흘러갈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을 살고, 너무 애쓰지 말고, 힘들고 외로우면 그냥 주저앉아 울어도 될 일입니다.

고단하고 허무한 일상 속에서 단단한 내면을 가꾸고, 곁에 있는 작은 행복에 몰두하고, 현실의 나를 마주할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받아들이고 조만간 소멸할 운명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을 끝내는 게 아니라 잠시 삶이라는 강을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마음이 급하고 복잡할 때의 답이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듯, 진정 자유롭고 싶다면 꿈이라고 포장된 욕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식물의 부드러운 뿌리가 단단한 땅과 바위를 뚫고 나오는 것을 봅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미소가 단단하고 딱딱하게 굳은 삶의 생채기를 치유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새 신을 신고 진흙탕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실수로 신발이 더러워지면 그다음부턴 신경 쓰지 않고 진흙탕을 넘나듭니다. 덜컹거리는 삶의 길 위에서 균형을 잃고 진흙탕에 빠졌을 땐 곧바로 빠져나와 신발에 묻은 진흙을 털고 깨끗이 해야 할 일입니다.

덜컹거리는 인생을 살면서 삶의 진흙탕을 피하는 방법은 자기 절제와 자연 친화적 마음가짐, 노동의 가치에 대한 존중, 겸손과 따뜻한 영혼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FOMO 사피엔스로 살아온 나와 불안감으로 현재를 사는 젊음들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 출간 후기

권선복(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차분히 익어가는 노년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위로

이 책 '덜컹거리는 삶'은 20년 가까이 캘리포니아에서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서, 자녀 셋의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로서 살아가기 위해 인생을 불사르고, 현재는 의사로서 지방 소도시의 개인 병원에서 환자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정숙 의학박사의 에세이입니다.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 이후에도 이제까지 살아온 만큼 더 살아가야 하는 시대, 동시에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이제까지 누려왔던 일상의 많은 부분이 자연스럽게 제한당하는 전대미문의 시대 속에서 ‘우아하게 익어가는’ 노년의 삶을 어떻게 지향해야 할지 잔잔하면서도 강한 필치로 이야기합니다.

인생은 무상하고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진리를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우아하고, 뒤처지지 않는 노년을 살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돌보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젊은 세대의 힘과 지혜를 인정하며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속삭입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 대부분이 고민해봤을 주제를 따뜻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에세이 '덜컹거리는 삶'이 인생 2막을 앞둔 독자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는 한편 열정과 패기로 성공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우아하면서도 현실적인 롤 모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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