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시 인문 산책 드로잉 에세이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160여점 그림·에세이로 만나는 색다른 서울의 시·공간
짧은 산책조차 귀한 팬데믹 시대 새로운 도시 여행법 제시

정기홍기자 승인 2021.12.18 02:35 | 최종 수정 2021.12.19 00:30 의견 0

뜨인돌출판이 코로나 시대의 도시 여행법을 제시하는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을 펴냈다.

'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은 일상 회복이 간절한 이때 매일 지나치는 평범한 도시 공간이 새로운 휴식과 견문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적시한다.

160여점의 그림 속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경로마다 적층된 시·공간의 정체성을 짚어 보는 ‘서울 인문 산책+드로잉 에세이’다.

저자 이종욱 씨는 17년 경력의 건축사다.

주중에는 산업시설의 건축 설계를 수행하고, 주말에는 도시 곳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그가 주로 찾아다닌 곳은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그 주변. 익숙한 곳들이지만 경관 속에 숨은 틈새를 날카롭게 포착해 내 그림 속 풍경들은 서울 토박이조차 낯설게 느낄 만큼 신선하다.

책은 7가지 서울 산책 경로를 담고 있다.

걷기의 시작점은 오랜 세월 동안 서울의 관문이자 상징이었던 서울역이다. 그 동편 숭례문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와 주변부 그리고 남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4개의 경로를 1부로 편성했다. 이어 서울역 서편의 널따란 구릉지 일원과 옛 경의선 및 그 지선들의 흔적을 따르는 3개의 경로를 2부로 묶었다.

문화역서울
가톨릭회관과 명동성당(오른쪽)

1부의 경로들은 구한 말 이후 현대에 이르는 서울 도시 공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정동 일대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말 적벽돌 건축의 형성사를, 세종로 서측·서촌 일대에서는 2000년대 이후 낙후 상업지와 서민 주거지가 맞은 상업적 변모를 살핀다. 명동·청계천, 을지로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속 개발의 그림자를, 후암동과 해방촌에서는 해방 후 남산 자락에 들어선 서민 주거지의 생명력을 발견한다.

2부에서는 ‘구릉’과 ‘철도’라는 서울 서북부의 지리적 특색에 주목한다.

중림동·충정로에서 한국 아파트사(史)의 산증인들을 만나고 아현·청파동에서는 구릉지를 타고 오른 저층 주거지의 가치를 되새긴다. 도심 속을 흐르는 경의선 숲길에서는 100여년에 걸친 옛 경의선의 수난사를 살피고, ‘홍대 앞’ 일대에서는 옛 당인리선이 빚어낸 가로 특징을 확인하며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서울 도시 공간의 미래를 엿본다.

이 책은 근현대 생활 문화의 흔적들을 차근차근 꺼내 보이며 도시의 인문적 가치를 조명한다. 도시 공간에 대한 심미안은 그곳으로 내디딘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저자가 안내하는 인문적 도시 산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도시는 과연 어떤 곳인지’ 알아 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뜨인돌출판사

1994년 설립된 뒤 성인·청소년·어린이 도서를 아우르는 종합 출판사다.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지식을 담은 인문 교양서, 마음을 헤아리고 다스리게 해주는 자기 계발서, 인식을 맑게 깨어 있게 하는 문학 시리즈 등을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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