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판도라상자 열릴까···장수의 비밀은 '세포 단백질의 자가포식'

항노화 단백질 MON2에 의한 수명 연장 규명
예쁜꼬마선충에서 MON2의 자가포식 강화로 장수유도

강하늘기자 승인 2021.12.04 13:59 의견 0

인체의 세포에 있는 특정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통해 장수를 유도하는 과정이 일부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이승재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철주 박사, 포항공대 박승열 교수 공동연구진이 골지체에 위치하는 'MON2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통해 장수를 유도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세포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세포 안에서 만들어져 그 역할을 다한 단백질 등을 수시로 제거하거나 적절히 변형하는 리사이클링 과정으로 생명유지에 필수적이다.

장수 유도에 세포소기관의 올바른 기능이 필요하고 서로 다른 세포소기관 간의 유기적인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 연구 결과의 핵심이다.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에서 MON2가 장수를 유도하는 개념도. 한국과학기술원 이승재 교수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조금 둔화되었을 때 장수가 유도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물질 수송과 단백질 변형 등이 일어나는 세포내 소기관인 골지체, 미토콘드리아와 노화의 관계에 주목해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단백체학 기술을 활용해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저하돼 수명이 길어진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정상 선충과 달리 특이적으로 많이 생성되거나 적게 생성되는 단백질(골지체 단백질 MON2 포함 1000여종)을 발굴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이 연구 재료로 이용된 것은 그 크기가 손톱보다 작지만 사람과 유전자를 83%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포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을 목적에 따라 변형시키거나 분류해 필요한 위치로 배송하는 세포 내 우체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골지체에 존재하는 단백질(MON2)은 기존에 주로 물질 수송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돌연변이 모델의 수명변화를 관찰한 결과, 골지체 단백질 MON2가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식이 제한된 예쁜꼬마선충의 장수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승재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골지체, 오토파고좀의 세 가지 세포소기관의 유기적인 소통이 장수와 관련 있음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어떻게 세포소기관 내 물질 수송이 자가포식 향상을 유도하는 지에 대한 분자 수준의 기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수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발견은 향후 이 단백질 MON2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의 기초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체세포 내의 장수유도물질 발견과 이를 활성화시키는 메커니즘을 알아낸다면 노화 방지 및 장수의 비밀을 풀어내는 데 한발 다가설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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