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로 충분···KT, 1군 7년만에 통합우승

두산 8대 4로 꺾고 4연승 ‘스윕’
‘목발 투혼’ 박경수 MVP 영예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18 11:20 의견 0

막내 구단인 KT 위즈가 1군 무대 진입 7시즌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KT는 프로야구 역사상 원년 팀을 제외하고 창단 후 가장 빠르게 우승을 차지했다.

KT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8대 4로 승리했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4연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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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1회부터 두산의 선발투수 곽빈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조용호의 볼넷과 황재균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선제점을 뽑았고, 장성우와 배정대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2회에도 2점을 뽑아내며 점수 차를 5-0까지 벌렸다.

두산은 4회와 6회, 8회 총 4점을 따내며 추격을 시도했지만 KT가 신본기와 제라드 호잉의 홈런으로 달아났다.

KT의 2루수 박경수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데뷔 19년 차인 박경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90표 중 67표를 얻어 황재균(11표)과 강백호(7표)를 제쳤다.

박경수는 2차전 1회 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뒤 병살타로 연결하는 호수비로 KT의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서는 솔로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3차전 수비 도중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4차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우승이 결정된 이후 목발을 짚고 나와 동료들과 환호했다.

지난 2013년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KT는 2015년 1군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와 특별지명 선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갓 고교를 졸업한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초반 적응은 쉽지 않았다. 데뷔 이후 내리 11연패를 기록했고, 너무 빨리 1군에 올라왔다는 비난도 받았다.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2018년에도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장성우 황재균 등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강백호라는 걸출한 신인도 등장했다.

2018년에는 투수 육성 전문가로 불리는 이강철 현 감독이 전권을 잡았다. 큰 문제로 지적됐던 마운드를 보강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성공적이었다. KT는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했고, 2019년에는 창단 이후 첫 5할 승률을 기록하며 6위까지 올랐다.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창단 후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두산에 1승 3패로 패해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는 달랐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등 마운드의 힘으로 공동 1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1위 결정전에서 삼성을 꺾으며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경험 부족이 우려됐다. 하지만 선발진과 불펜은 호투를 거듭하며 가을야구 7경기에서 55득점을 기록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타선은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점수를 뽑아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도 경험할 것은 다했다”고 그간의 산전수전을 말하기도 했다.

한편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야구 명가’ 두산은 단 한 경기도 잡아내지 못한채 퇴장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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