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머크에 이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무상복제 허가

중·저소득 95개국 제약사에 허용…세계 인구 53% 혜택
머크의 자사 치료제 복제 허용에 영향 받은 듯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17 11:27 | 최종 수정 2021.12.09 20:41 의견 0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세계 중·저소득국 95개국에서 특허 사용료 없이 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와 함께 화이자는 미국 보건당국에 해당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는 유엔(UN)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약품 특허풀(MPP)과 계약을 하고 95개국에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 로비드(Paxlovid) 제조 면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치료제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다. 자체 임상시험 결과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증상 발현 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95개국에는 최근 5년간 중하위에서 중상위 소득으로 전환된 국가들로, 세계 인구 약 53%가 계약의 혜택을 받는다. 화이자는 다음 달 말까지 18만개, 내년 말까지 최소 5000 만회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고어 MMP 사무총장은 “코로나 피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치료제를 보유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수개월 내 화이자 치료제의 복제품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화이자 측의 결정을 반겼다.

하지만 화이자는 쿠바와 브라질, 이라크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국가들을 복제약 제조 허용 대상국에서 제외시켰다.

화이자 측의 통 큰 결정은 경쟁사인 머크가 자사의 치료제의 복제를 허용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머크는 지난달 27일 MMP와 계약하고 자사의 코로나19 경구 치료약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제조 면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머크는 저소득 105개국에 한정해 치료약 복제를 허용해 저비용으로 치료약 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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