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엄수···88올림픽 무대서 영면

YS 이은 두번째 국가장···코로나 속 참석인원 최소화
88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 추모공연

정기홍기자 승인 2021.10.30 16:29 | 최종 수정 2021.12.10 02:53 의견 0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 5일만인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엄수된 국가장 영결식을 끝으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국가장은 지난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에 이어 두번째다.

대통령 재임 기간(1988년 2월~1993년 2월) 업적으로 꼽히는 88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무대에서 장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운구행렬은 빈소인 서울대병원에서 발인돼 자택이 있는 연희동 노제(路祭)를 거쳐 오전 10시 50께 국군교향악단 조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영결식장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 들어섰다. 의장대는 대형 태극기에 둘러싸인 관을 한 걸음씩 운구했다.

영결식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가량 거행됐다.

부인 김옥숙 여사와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 등 유가족,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 인사를 중심으로 50명 안팎의 인원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검소한 장례를 해달라는 고인의 뜻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영결식 참석인원은 최소한으로 꾸려졌다. 주말 올림픽공원을 찾은 많은 시민이 행사장 주변에서 영결식을 지켜봤다.

행사장 주변에선 5·18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나 피켓 항의가 벌어지기도 했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민에 대한 묵념 및 약력 보고,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사,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김 총리는 조사에서 서울올림픽, 북방외교, 토지공개념 등 공적을 언급하면서도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라고 말했다.

노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올림픽을 허락하지 않으려거든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내 무덤으로 만들어달라던 절규에 기어이 열리게 됐다"며 "이를 기념하는 평화의 광장에서 마지막으로 모시겠다는 우리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 "각하"라고 칭하며 연신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이어 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고 생전 영상 상영과 헌화·분향, 추모 공연에 이어 3군 통합조총대의 조총 발사로 마무리됐다.

가수 인순이 씨와 테너 임웅균 씨가 88서울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를 추모곡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거쳐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됐다. 장지 협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다시 안장하게 된다. 장지는 통일동산지구 인근인 탄현면 성동리 내 산림청 소유 국유지가 유력하게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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