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들 "수영하듯 한강 들어가는 남자 봤다"

강동훈 승인 2021.05.18 21:44 | 최종 수정 2021.12.12 10:25 의견 0

경찰은 18일 한강에서 실종된 뒤 사망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실종 당일 "한 남성이 수영하듯 강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진술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새로운 국면될 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 서초경찰서가 이날 공개한 진술은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한강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의 진술이다. 경찰은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입수자가 손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민씨의)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추가 목격자 확보 및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손씨는 25일 오전 3시 38분쯤까지 대학 친구 A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오전 4시 27분쯤 A씨만 홀로 한강 경사면에서 깨어났다. 손씨가 A씨와 어떤 경위로 따로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실종 당일 한강 공원에 출입한 154대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던 중 낚시꾼 목격자 7명 일행을 추가로 발견, 지난 12~13일 이들을 조사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에서 “평영 수영하듯 강 안쪽으로 들어갔다”고 공통된 진술을 했다. 최초 목격자가 어떤 남성이 물에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사람 들어간다”며 다른 일행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나중에 본 사람들은 “가슴부터 물이 차니까 목이 잠길 때쯤 수영을 하듯이 양팔로 휘저으며 강 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입수자와 목격자 일행의 거리는 80m가량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입수 추정 지점과 경사면에서 자고 있던 정민씨 친구가 발견된 지점은 10여m 거리다.

목격자 중 한 명은 “술을 많이 마시고 수영을 하러 들어가나보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7명 일행 가운데 사람이 물에 들어간 것을 본 사람이 5명,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 어”하는 소리를 들은 사람은 2명이다.

전날 밤 10시부터 낚시에 나선 이들은 새벽 5시쯤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한다. 이들은 목격 당시 상황에 대해선 “응급 구조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에 들어간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지는 않았다는 것도 일관된 진술이다.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 한강에 입수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4~25일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실종 신고 건수도 서울 지역에서 63건에 이른다. 실종 신고자 중 소재 확인인 안 된 남성은 6명이다.

경찰은 목격자 중 한 명이 당시 야경을 찍겠다며 촬영한 사진을 비롯해 토끼굴 CCTV 등을 조사해 신원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토끼굴 CCTV에는 강 쪽에 희미하게 움직이는 점처럼 보이는 것이 많다”면서 “일일이 점으로 확인한 사람이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목격자 진술을 경찰이 공개한 것은 손씨의 사고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위원은 “목격자 발언이 실제라면 사고사로 결론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목격자들이 왜 한강 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았는지 의문점이 있다. 아직까진 이들의 진술 신빙성을 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