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꿈이 영그는 곳, 여기는 ‘청년창업사관학교’입니다

전국 18곳서 창업 패키지 교육 및 지원
지역별 주력산업 청년창업가 우선 선발

강동훈 승인 2021.02.10 18:53 | 최종 수정 2021.12.24 23:06 의견 0

#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3년 만인 2018년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이 서비스를 개발한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 2기 출신이다. 그는 이곳에서 사업 기획안 작성부터 자금 조달, 판로 개척 등 실질적인 창업교육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유명한 직방을 운영하는 안성우 대표도 1기 출신이다. 당초 전자상거래로 창업을 시작했던 안 대표는 이곳 교육과정을 통해 ‘부동산 거래’로 분야를 사업을 한정하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직방 서비스가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두자 2015년 회사 이름도 ‘직방’으로 변경했다. 직방은 토스에 이어 두 번째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유니콘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접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생소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생소하다. 육군과 공군, 해군사관학교가 우리의 머리에 꽉 들어차서 그럴 것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3군 사관학교처럼 창업관련 교육을 깊고도 절도있게 가르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 중인 창업지원 교육기관이다.

창업사관학교는 지난 2011년 좋은 기술과 열정을 가진 청년들의 성공적인 창업 안착을 지원해 혁신적인 CEO 양성을 목표로 경기 안산에서 문을 열었다.

▲ 청년창업사관학교 안산 본원 건물. 중소벤기업진흥공단 제공

유망 창업 아이템과 혁신 기술을 가진 청년 창업가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공간 지원부터 교육 및 코칭, 기술 개발 및 사업화, 후속 연계까지 모든 창업 단계를 지원한다.

올해로 벌써 개교 11년차를 맞았다. 본원(안산)을 포함, 전국 1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3월에는 18번째 청창사인 세종 청년창업사관학교가 개교한다. 이오써 모든 광역도시에 설치됐다.

전국 18개 학교에서 모집하는 입교생은 1065명이다. 지난 8일 모집을 끝냈다. 올해는 지역균형 뉴딜을 선도하는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역별 주력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청년창업가를 우선 선발하고 비중도 확대했다.

지난 10년 동안 4798명의 청년 창업가를 배출했다. 4조 7822억원의 누적매출과 1만 3718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창업가들이 등록한 지식재산권은 1만 5000건을 넘는다. 명실상부 청년 기술창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매년 1~2월 만 39세 이하,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의 대표자를 대상으로 입교생을 모집한다. 입교 후 1년간 창업과 관련한 교육을 받는다.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교육, 창업 실무 코칭 등의 수업을 받고 1년간 80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5대 1을 기록했다고 한다.

▲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입교식 단체사진

지원 내용도 많다. 창업자금부터 교육·코칭·공간·장비·판로까지 창업에 필요한 것들이 패키지로 지원된다. 입교생이 되면 1년간 창업공간으로 활용할 사무 공간과 실무역량 중심의 창업 교육, 내외부 복수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코치의 멘토링을 지원받는다. 제품 개발과 판로 확보 등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공통 교육뿐 아니라 창업 과제별 전문기술과 경영교육 등도 제공된다.

▲ 창업사관학교 입교생들의 수업 장면.

입교생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 전문인력을 두고 상시적으로 개발 자문 및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제품개발실도 운영하고 있다. 설계도면 없이 아이디어 스케치만 있는 경우에도 디자인과 설계지원 등 제품개발 컨설팅을 통해 원하는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다.

청년창업의 최대 걸림돌인 창업자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개발 자금으로 총사업비의 70% 범위 내에서 1억원까지 사업화 자금이 지원된다. 단계별 심화 과정을 거치며 청년 창업가들은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춰간다.

▲ 입교생에게 지원되는 내용들

사관학교의 역할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졸업 후에도 5년간 청년 창업가들이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성장이력을 관리한다. 정책자금, 내수판로, 수출마케팅, 투자유치, 연구개발(R&D) 등 중진공뿐 아니라 유관기관의 다양한 지원시책을 연계 지원해 청년 창업가들의 혁신성장을 돕는다.

이 같은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거쳐서인지 창업 생존율이 높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창업기업의 1년 차 생존율은 99.9%, 3년 차 84.6%, 5년 차는 73.4%에 달한다. 창업기업의 경우 5년을 넘기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는데 일반 창업기업의 경우 5년 차 생존율은 31.5% 정도다.

졸업자 네트워크도 구성돼 후속 지원이 이어진다.

졸업한 선배 창업가와 후배 창업가의 만남을 통해 창업 기업들이 성장 단계별로 겪는 어려운 문제를 서로 돕는 네트워크를 만든다. 2018년 출범한 총동문회인 ‘코네(KONE, Korea Startup Network)’는 지난해 법인으로 재탄생했다. 가입된 기업만 4800여개다.

강성진 에피치오 대표(10기)는 "분야별 성공 경험이 있는 선배 기업들은 후배 기업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는 청창사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라고 밝혔다.

▲ 지난 2019년 열린 선후배간 창업 노하우 공유 토크콘서트 현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공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창업자의 역량 분석을 바탕으로한 맞춤형 지원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이 지역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지역에 있는 창업 지원 유관기관과의 협업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산업 육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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