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롤러블폰 300대 제작…누구에게 팔까?

강동훈 승인 2021.05.30 19:30 | 최종 수정 2022.01.05 17:46 의견 0

마지막 ‘LG폰’이 될 롤러블폰과 레인보우폰이 한정적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LG전자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인 롤러블폰을 시제품으로 일부 생산해 임직원에게 선물로 줄 방침이다. 또 일명 '레인보우 폰'으로 불리는 LG 벨벳2 프로 3000여 대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정 출시한다.

LG전자가 오는 7월말 휴대전화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에서 롤러블 폰 시제품과 레인보우 폰을 내놓은 것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월 CES 2021에서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폰. LG전자 제공

롤러블 폰 시제품은 얼마나 많이 제작할지, 누구에게 배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300대가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롤러블 폰 개발에 기여한 내외부 인사에게 선물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기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진 시제품 외 추가 제작 계획이 없고 시제품도 내외부 별도 활용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롤러블 폰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5초 남짓한 짧은 영상으로 공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해당 영상엔 한 남성이 직사각형 형태의 롤러블 폰을 보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마트폰의 뒤쪽에 있는 화면이 서서히 펼쳐지면서 태블릿 PC처럼 넓은 화면으로 커진다.

당시 업계와 외신에서는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관)로는 차세대 스마트폰의 또 다른 대표주자로 꼽히는 폴더블폰보다 롤러블 폰이 더 혁신적이라는 평을 내놨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형태의 폴더블폰은 구조상 두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주름이 생기지만 롤러블 폰은 화면을 돌돌 말았다 펴는 방식이어서 주름이 잡히지 않는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폰아레나는 “롤러블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일정한 장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LG 롤러블은 폴더블폰에서 볼 수 있는 어색한 디스플레이 주름을 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롤러블 폰의 경우 계획대로라면 LG전자가 '세계 최초' 출시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특허청에 ‘Z롤(Z Roll)’, ‘Z슬라이드’ 등의 상표권을 유럽특허청에 출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주관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콘셉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사실상 롤러블 폰의 상용화 준비까지 끝낸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는 것에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비록 시제품이지만 롤러블 폰의 완성도를 뽐내고 싶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레인보우 폰.

레인보우 폰은 곧 LG 임직원 몰을 통해 한정 판매된다. 1인당 구매 수량은 최대 2대로 예상되며 외부 판매는 하지 않는다. 가격은 19만 9000원 정도. 통신사와 상관없는 ‘공기계’ 형태인 자급제폰이다. 다만 사후서비스(AS) 기간은 6개월 정도로 예상된다.

레인보우 폰은 휴대전화사업 철수 여부를 밝혔던 지난 1월 이미 3000여 대 물량이 생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LG전자는 당초 지난 3월 레인보우 폰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4월 휴대전화 사업 종료(7월 말)를 발표하면서 LG폰 사용자를 위한 AS와 운영체제(OS)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AS는 제품 제조일로부터 4년, OS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도 최대 3년간 이어간다.

하지만 레인보우 폰의 경우 임직원 대상인 데다 물량이 적어 AS 기간이 기존 폰보다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3000대를 위한 AS나 OS를 수년간 지속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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