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김포 가자"…마곡·상암·여의도 20~40분

서울 뜨는 30~40대 김포행 아파트 값 껑충
전용 84㎡는 10월 7억 4500만원 신고가 거래

정기홍 승인 2020.11.06 11:20 | 최종 수정 2021.12.18 23:21 의견 0

“마곡, 목동, 여의도 전세금이면 김포에서 새 아파트 산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풍선효과로 서울 서부 지역의 경기도 김포가 들썩이고 있다.

▲ 김포시 월별 아파트 거래량 추이. 한국감정원 제공

비 규제지역이어서 전 연령층이 관심을 갖는 지역이 됐지만 인근 강서구 마곡첨단지구와 영등포구 여의도, 마포구 상암동의 30~4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수요층이 몰린다. 서울의 전세값으로 새집을 마련할 수 있고, 비규제 지역이어서 대출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개통된 김포골드라인 역세권 공인중개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난 6·17대책 발표 이후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김포의 숙원이자 아킬레스건이던 교통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풍무역에서 김포공항까지 10분밖에 안 걸리고, 마곡첨단지구까지 역이 4개(공항철도 이용시 마곡나루역)와 5개(5호선 이용시 마곡역)로 모두 20분이면 닿는다. 여의도역도 김포공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면 40분이면 넉넉하고, 상암동 DMC역도 30분이면 도착한다.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면 마곡나루역을 거쳐 그 다음이 상암동 DMC역이다.

■ 전용 84㎡ 아파트 실거래 7억원대 넘어

지난 6·17대책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이후 김포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전세난에 시달리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 매입에 나서면서 끌어올렸다.

전철 역세권인 풍무동 일대가 주도하고 마산·구래·운양동 등 한강신도시가 저가 메리트로 쫒아가고 있다.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첫째주 김포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1.94%가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정도 상승했다.

예를 들면 풍무동 ‘김포 풍무 센트럴푸르지오’(2018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7억 4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실거래가인 6억 3000만원보다 1억1500만원이나 올랐다. 인근 지역의 ‘풍무자이’ 전용 84㎡도 최근 신고가(4억 8000만원)를 경신했다. 현재 호가는 5억 1000만~5억 5000만원 정도다.

이미 전철 역세권 일대 새 아파트는 6·17대책 이후 두 달만에 1억~2억원 급등했었다. 풍무동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84㎡(전용 면적)는 8월 초 6억 7800만원(15층)에 팔렸었다. 8월 초 이후 6700만원이나 올랐고, 지난 5월 가격이 5억 9000만원이었으니까 1억 55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전철 걸포북변역 인근에 지난달 입주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2단지’ 84㎡는 6억 5832만원(4층)에 팔려 두 달 전인 6월 초 5억 5321만원(5층)보다 1억원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1개월간 김포의 아파트값은 평균 2.96% 상승해 경기도에서 하남시(2.98%)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 마곡, 상암, 여의도 등 출퇴근 여건 좋아

수요자는 대부분 30~40대다. 공인중개업자들은 규제를 피해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절반, 서울에서 대출이 막혀 매매나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진 젊은층이 절반 가량 된다고 전했다.

특히 30대의 거래가 많아졌다. 30대의 매수 건수는 지난해 7월 92건에서 올 1월 150건으로 늘었고, 6월 619건, 7월엔 676건을 기록했다.

서울 양천구나 강서구 일대 새 아파트 전세금 수준이면 김포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규제지역(40%)보다 높아 초기 비용 부담도 적다.

따라서 김포 30평대 아파트는 2억~3억원만 있으면 대출을 끼고 매입이 가능하다. 현재 59㎡의 경우 전세는 3억원, 매매가는 5억 5000만원 수준이다.

풍무동 일대는 전철과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전세 수요는 꾸준하다. 풍무역 2번출구 앞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고 홈플러스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풍무동에는 아파트 단지가 더 들어선다. 풍무역 1번 출구 앞 논밭은 오는 2023년까지 ‘풍무역세권지구’(87만 5817㎡)로 개발된다. 주택 7000여 가구와 대형 병원,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올 하반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풍무동은 김포 중에서 입지가 가장 좋아 대규모 주거타운이 형성되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 서울 가까운 역세권 새 아파트만 상승

김포시 전체에 주택 수요가 몰리는 건 아니다. 서울 출퇴근이 쉬운 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김포의 서쪽인 한강신도시와 서울에서 가까운 풍무동은 가격차는 꽤 크다. 김포공항역에서 2~4개 역이 떨어진 새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서울이 가까워도 새 아파트가 아니면 매수세가 많지 않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고촌역 인근의 기존 아파트는 현재 30평대가 4억~5억원대로 올해 초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불안해지면 김포로 수요가 빠르게 옮겨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경전철은 역간 거리가 멀고 2량밖에 안돼 출퇴근 시간에 혼잡이 심하다. 또 김포 일대는 김포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 소음이 나는 곳이 많아 꼭 현장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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