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설악산 식물들 '물향기수목원'에 옮겨심는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배암나무 산솜다리 등 희귀식물 증식법 개발

강하늘 승인 2021.02.19 11:16 | 최종 수정 2021.12.04 14:59 의견 0

설악산 등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을 해발고도가 낮은 경기도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관람객들이 올해부터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에서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소는 배암나무 잎에서 체세포배(인공씨앗)를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 지난해 8월 증식방법에 대한 특허등록(제10-2146795호)을 마쳤다. 배암나무 외에도 산솜다리, 봉래꼬리풀과 같은 설악산 정상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도 비슷한 증식방법을 적용해 수목원에 심었다. ​

▲ 다 자란 배암나무 잎과 꽃
▲ 배암나무 세포에서 체세포배(인공씨앗)가 나오는 모습
▲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실험실에서 증식 중인 배암나무.

물향기수목원은 지난 2017년 ‘기후변화취약식물원’을 만들어 44종의 멸종위기종과 희귀식물을 심어 수목원의 기능인 ‘현지 외 보존’을 해오고 있다. 자생지 보존을 위해 현지에서 식물을 굴취하지 않고 종자와 잎, 줄기를 소량 채집해 실험실에서 증식실험을 한 뒤 심고 있다.

배암나무는 국내에서 설악산 정상 등 일부 고산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수종이다.

윤하공 산림환경연구소장은 “물향기수목원은 앞으로도 단순히 볼거리를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종 다양성 확보 등 공립수목원으로서의 역할에 힘쓰겠다”며 “배암나무와 같은 수종의 조경수 활용 연구 등 상품 개발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배암나무 열매.

물향기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지난 2006년 오산에서 개원했다. 19개 주제원에 수령 40년 이상의 나무와 희귀식물 등 1930여 종이 전시돼 있는 경기도의 대표 수목원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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