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한국 맛집 발표…32곳은?

강하늘 승인 2020.11.19 15:17 | 최종 수정 2022.01.05 18:44 의견 0

미쉐린 코리아는 19일 미식 가이드북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발간에 맞춰 올해 미쉐린 가이드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32곳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곳이 늘었다.

‘곳간’과 ‘다이닝 인 스페이스’, ‘도사’가 스타를 잃었고 ‘라망시크레’ ‘무늬’ ‘세븐스 도어’ ‘미토우’가 1스타로 이름을 올렸다.

미쉐린 가이드는 올해로 발간 120주년을 맞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다. 세계 32개국에서 발간되고 있으며, 서울판은 지난 2017년 시작해 올해가 5번째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레스토랑’ ▲ 2스타는 ‘요리가 훌륭해서 멀리서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 3스타는 ‘요리가 배우 훌륭해서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한식 레스토랑 '가온'과 '라연'은 미쉐린 코리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이드북을 펴낸 2016년(2017년판 책자) 이래 5년 연속으로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미쉐린 코리아는 "가온은 아늑하고 우아한 공간 속에서 김병진 셰프가 독창적으로 해석한 전통 한식의 맛을 선보인다"며 "탁월한 요리 속에 식재료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라연은 식기와 세심한 서비스 등에서 섬세함이 나타난다"며 "김성일 셰프가 이끄는 현대적 한식은 수준 높은 와인 페어링(곁들이기)과 함께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2스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권숙수'(한식), '모수'(이노베이티브), '밍글스'(컨템퍼러리), '코지마'(스시) 등 7곳이 받았다.

1스타에는 총 23곳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에는 '라망 시크레'(컨템퍼러리), '무니(無二)'·'미토우'(일식), '세븐스도어'(컨템퍼러리) 등 4곳이 올해 처음으로 '별'을 달았다.

'2021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스타 레스토랑 32곳, 그린 스타 레스토랑 2곳을 정리한 표.

새로 1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의 공통점은 작지만 디테일이 강하다는 점이다. 셰프가 손님 기호를 체크할 수 있을 만큼 작은 공간이지만 음식을 낼 때는 접시를 비롯한 플레이팅에서 섬세한 터치로 차별화를 뒀다.

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 호텔 26층에 있는 프렌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라망시크레'는 캘리포니아 미쉐린 3스타 ‘퀸스’ 수셰프 출신인 손종원 셰프가 이끌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인스타그래머블’ 플레이팅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동욱 셰프의 무니(無二)는 ‘유일무이한 오마카세 식당’을 표방하는 일식당이다. 메뉴는 제철 식자재를 사용한 오마카세 코스 1가지(11만 9000원). 김보미·권영운 셰프가 운영하는 정통 일식당 미토우는 ‘제철의 향기를 지닌 요리’를 지향하며 매달 메뉴를 조금씩 바꾼다. 대표 요리는 전채로 나오는 국물 요리인 오완와 솥밥. 수준 높은 사케 페어링으로도 유명하다.

한식을 기본으로 한 퓨전 레스토랑인 '세븐스 도어(7Th Door)'는 프렌치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톡톡’으로 2018년 1스타를 받았던 김대천 셰프가 이끈다. 발효와 숙성이 테마. 5월 초에만 채취할 수 있는 어수리나물로 만든 죽, 감태로 만든 칩, 한우 등심 스테이크엔 두릅장아찌를 가니시로 내는 식이다.

미쉐린 코리아는 올해 처음으로 '그린 스타'를 신설했다. '황금콩밭'(두부)과 '꽃, 밥에 피다'(한식)가 선정됐다. 그린 스타는 훌륭한 음식 제공에 그치지 않고 로컬 및 제철 식재료 활용, 자원 보전,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감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 등을 실천한 레스토랑이다.

두 식당은 '2018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기도 했다. 빕 구르망은 4만 5000원 이하의 가성비 좋은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부문이다. ‘2021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서울판 60곳은 지난 12일 발표됐다.

'황금콩밭'은 남은 콩비지를 농장 사료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한 점이 인정을 받았다. 2013년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문을 연 황금콩밭은 국내산 콩과 소금으로 매일 새벽 그날 판매할 두부를 만드는 두부 전문점이다.

방송작가 출신의 윤태현 대표가 국내와 일본의 유명 두부 집을 찾아다니며 두부요리 레시피를 개발했다. 소백산 일대에서 자란 콩과 한우, 제주도산 무항생제 돼지고기, 통영 이끼섬에서 조업한 멸치와 자연산 전갱이 우럭 등을 생산자에게 직접 받아 사용한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비지는 분리해 농장으로 보내 사료로 사용한다.

'꽃, 밥에 피다'는 무농약 재배나 동물복지 인증 등을 거친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고 알리는데 앞장선 점이 고려됐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한식당 꽃, 밥에 피다는 친환경 밥상 차리기를 목표로 무농약 쌀, 무항생 돈육, 자연재배 농산물, 전통장 등 친환경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해 건강한 요리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노란 달걀지단을 보자기 삼아 비빔밥 재료를 곱게 싸놓은 ‘보자기 비빔밥’. 지단을 걷으면 밥 위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나듯 색색가지 나물들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한편 미쉐린 코리아는 올해 처음으로 특별상(스페셜 어워드)를 선정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영 셰프’와 셰프들에게 존경받는 ‘멘토 셰프’ 1명씩을 선정했다.

'미쉐린 영 셰프 상'을 받은 레스토랑 '에빗'의 조셉 리저우드는 호주 출신의 젊은 셰프로 한국의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퓨전 음식을 차려낸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를 전국에서 가져온 미역·다시마·양파 등의 식재료로 꾸미고, 음식과 잘 어울리는 한국 전통주를 다양하게 준비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올해 초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가 선정한 ‘2020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로 꼽히기도 했다.

'미쉐린 멘토 셰프상'은 '한식의 대모'로 알려진 '한식공간'의 조희숙(61) 셰프가 받았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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