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감독 “야구판 흔들러 왔습니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10일 광주 연고 확정
송 감독 "매년 프로선수 배출 목표로 지도 혼신"

강동훈 승인 2021.03.10 12:21 | 최종 수정 2021.12.25 18:43 의견 0

경기 광주시가 10일 독립야구단인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을 광주 연고지로 확정했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독립야구단은 프로 진출이 좌절된 선수들에게 부활의 기회를 주는 팀으로, 경기도에만 6개팀이 있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본 아이티' 지원은 물론 경기도와 경기도 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 광주 연고지 사용 기념식 후 사진을 찍고 있다. 맨왼쪽이 송진우 감독. 광주시 제공

감독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투수인 송진우(55)씨가 맡고 있다. KBO리그에서 통산 210승을 거둔 ‘레전드 투수’였다. 지난 2009년 은퇴하기까지 21년간 210승153패 103세이브 17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1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초대 회장을 맡아 선수협의 파동을 겪은 직후인 그해 5월 18일 광주 경기에서 이룬노히트노런은 아직까지 토종 선발의 마지막 노히트노런으로 남아 있다

한화에서의 선수생활을 끝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이글스에서 수석코치로 지냈다. 송 감독은 2000년 1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초대 회장을 맡아 지금도 '영원한 회장님'으로 통한다. 충북 청주 세광고를 졸업한 그는 동국대에 진학해 언더스로 투수인 이강철 등과 함께 팀을 수년간 대학 최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당시 동국대를 프로 최강인 해태를 빚대 '리틀 해태'로 불렀다.

송 감독은 지난해 12월 독립야구단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많은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말은 간단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미생들을 훈련시켜 프로선수를 꾸준히 배출해내겠다”

송 감독은 감독 선임 이후 광주 곤지암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린 ‘2021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공동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14명(야수 8, 투수 6)의 선수를 1차 선발했었다. 그는 “야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14명의 어린 선수를 선발했다. 이들을 잘 육성해 매년 1~3명을 프로무대에 진출시키도록 잘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 선수 선발(선수 28명)을 모두 마치고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리그를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야구단의 모기업인 ‘본 아이티’에서 수 차례에 걸쳐 독립야구단을 창단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생애 첫 감독직이다. 어쩌면 도전을 유달리 좋아하는 그의 성격과도 맞아떨어진다.

스코어본 야구단은 회비로 운영되는 다른 독립야구단과 달리 구단에서 숙식을 제공한다.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코치진은 마정길 전 키움 투수코치, 최해명 전 두산 2군 수비코치, 이양기 전 한화 타격코치, 전 한화 선수 출신 임익준 주루 작전 코치와 육성군 트레이닝을 맡은 원창식 트레이닝 등 5명이 포진했다. 코칭스태프가 프로 못지않게 구성된 것은 모기업인 '본 아이티'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 감독은 독립야구단 선수들의 열정과 패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수들의 수준은 프로야구 2군 육성군보다는 약간 아래여서 체계적인 훈련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고교·대학팀과 연습 경기를 가지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실력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독립야구단의 명칭으로 차용한 하이에나는 비열하고 비겁한 동물로 알고 있지만 사회성과 협동심이 강하고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상생과 발전을 이루자는 뜻에서 붙였다. 여럿이 뭉쳐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이기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독립야구단 감독직이 '화려한 선수 경력'에 걸맞지 않는다는 질문엔 강하게 부인한다. 그는 “야구는 누구나 똑같이 18.44m 거리에서 던지고 27m를 뛰는 것이고, 여기엔 야구를 다시 하고싶은 선수들이 모인 곳"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이 선수들의 꿈은 오직 프로에 진입하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가 많다"고 전했다.

경기도 독립야구리그는 도내 6개 시·군 팀들이 광주 팀업캠퍼스에서 오는 4월 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펼친다.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를 거친 박정준 선수는 시속 150㎞의 강속구를 지녔지만 제구와 정신력 문제로 2019년 방출된 전력을 가졌다. 박정준 선수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프로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송 감독이 이돗 선수들의 롤모델로 윤대경 선수를 꼽는다. 윤대경 선수는 2018년 군 복무 중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당한 뒤 이듬해 전역해 일본 독립리그를 찾았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그해 7월에 한화와 계약했다. 지난해 55경기에서 5승 7홀드 평균자책점 1.59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송 감독은 윤대경에게 자신의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을 전수했다고 전했다.

송 감독은 “윤대경은 지도자를 행복하게 한 선수”라며 “여기서도 그런 선수가 나올 것”고 기대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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