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30년만의 대변신…AI 기반 구독서비스 본격화

연내 새 구독서비스 출시
네이버·카카오와 본격 경쟁
이종산업 기업과 제휴 폭 늘려
3500개 매장은 체험 공간화

강하늘 승인 2021.04.10 19:51 | 최종 수정 2021.12.22 18:34 의견 0

SK텔레콤이 30년 넘게 유지해온 이동통신사업(MNO)을 대대적으로 수술한다. 첫 단추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협업해 올해안에 새로운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MNO 대수술에 나서는 까닭은 이제 통신사업의 성장은 정체 및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 포화,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으로 이동통신 가입자는 물론 실적도 정체 상태다. 코로나 사태가 사업 변화를 더 앞당겼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 등 기존 구독 상품과 다른 기업의 구독 상품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손잡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의 합작 서비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들.

현재 국내외 구독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구글,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까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구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서비스의 경우 기존 요금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이종산업 기업들과 제휴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이미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보유 중이다.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로는 OTT인 '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플로', 컬러링 서비스인 'V컬러링' 등이 있다. 또 ADT캡스의 홈 보안 서비스인 '캡스홈 도어가드', 유전자 기반 헬스케어인 'care8 DNA'도 대표 구독 서비스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구독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종산업 간 서비스 결합을 추진하는 이유다.

이미 가전, OTT, 음악, 게임, e북 서비스, 교육, 커피 등 식음료와 각종 생활용품 등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SK텔레콤은 "최대한 많은 외부 제휴처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스타트업, 벤처기업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구독 서비스의 시장성을 점검하기 위해 자사 상품에 천연화장품 업체인 '톤28'의 화장품 3개월 이용권을 얹어 새 구독 서비스를 시범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새 상품도 구독 모델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그룹 영상통화 서비스인 '미더스', 다양한 운송수단을 묶어 제공하는 T맵모빌리티의 '마스', 지능형 전화 서비스 'T전화x누구'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등이 추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렇게 확보한 구독 상품들을 인공지능(AI)으로 고객의 성별·연령대·관심사 등에 맞춰 최적의 조합 형태로 추천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약 2920만명의 가입자와 매달 5000만회 이상 모바일 앱 이용자 검색어와 사용 이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AI 추천 정확도를 높인다.

자산관리 서비스처럼 구독 상품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예컨대 많이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월정액 가입 및 해지를 간단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직영 대리점을 개방하기로했다. 전국에 3500여 곳의 T월드 공식 인증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다른 기업의 구독 상품 및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새로운 구독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의지도 강하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회사에서 가장 큰 매출을 담당하는 이동통신사업부를 10개 핵심 사업 및 상품에 주력하는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했다. 당시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AI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구독형 상품 CO(컴퍼니)'는 이들 컴퍼니 중에 핵심이다.

구독 서비스에 맞춘 T멤버십도 개편하기로 했다. VIP등급 고객의 'VIP 픽(Pick)' 혜택을 기존 연 6회에서 두 배로 늘리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 후 멤버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도 지난해 11월부터 렌탈 및 정기배송 서비스를 추가해 플랫폼 경제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김치냉장고,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등 렌탈 서비스가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제공된다. 가전기기뿐 아니라 미국 스타트업이 성공사례를 만든 화장품 정기배송이나 식품 배송, 청소대행 같은 정기계약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에는 뉴스,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취향에 따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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