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동아리 '비단길', 청각장애인용 '진동 팔찌' 개발

정기홍 승인 2021.07.14 17:44 의견 0

"청각장애인들은 초인종 소리를 듣지 못해 문밖에 손님이 왔는지 알 수 없어요"
 
대학생사회혁신공동체인 인액터스 가천대 동아리 '비(非)단(斷)길'이 초인종 소리를 진동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진동 팔찌'를 개발해 14일 발표했다. 완벽한 제품은 아니지만 휴대성이 강조돼 적용 기술이 진일보해지면 농인(청각장애인)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비단길이 개발한 진동 팔찌와 베이스, LED 제품. 

 

인액터스는 각종 사회문제에 접근해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대학생사회혁신공동체이며, 비영리 연합동아리 성격의 모임이다. 가천대 회원은 20명 정도이고 졸업생까지 총 100여명이 된다.  

 

비단길은 가천대 인액터스 내에서도 농인(청각장애인)과 일반인 간에 발생하는 소리정보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생 프로젝트 팀이다.

 

비단길팀이 만든 진동 팔찌는 RF(Radio Frequency·무선주파수) 통신과 LED(light-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를 조합해 촉각 및 시각 알림을 전달함으로써 청각장애인이 외부인의 방문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문자가 초인종을 누르면 진동 팔찌와 집 내부에 설치된 LED가 반응해 청각장애인에게 진동과 LED 두 가지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한다.

 

비단길은 이 제품을 만든 뒤 이달에 10명의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4차례 시제품 체험을 끝냈다.

 

시제품 체험단은 "탈부착이 가능한 점이 편리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제품은 집 안에 반영구적으로 설치를 해야 하는 반면 이 제품은 휴대하기 간편해 좋았다"고 긍정 반응을 보였다. 

 

앞서 비단길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수도권 지역의 청각장애인 복지관, 수어통역 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 여러 기관을 통해 청각장애인을 만나 문제 상황들을 파악했고, 청각장애인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아리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왔다.
  

동아리 회원인 이예진 학생은 "청각장애인의 사회적 단절을 없애고 소리 정보에서의 차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농인을 위한 보조기기를 직접 개발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개발 동기를 말했다.

▲ 비단길 동아리 학생들이 '진동 팔찌'를 개발하기 위해 논의를 하는 모습.

청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수용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적이어서 정보를 전달 받는 과정에서 간극이 발생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이 의사소통을 할 때 겪는 불편함 가운데 '주변 소리에 대한 감지'가 23.08%를 차지했다.
 
프로젝트 기획과 시장 조사는 비단길 동아리 회원인 최예지(관광경영학과 4학년), 이예진(영미어문학과 4학년), 이서인(경영학과 3학년), 한윤서(경영학과 3학년), 정지윤(글로벌경제학과 2학년), 권혜영 학생(유럽어문학과 4학년) 등 6명이 했다. 이어 지난해 6월 강시형(전자공학과 4학년), 조선우 학생(전자공학과 4학년)이 합류해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 '진동 팔찌' 개발에 참여한 학생들.

 

이들 학생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한 소셜벤처 동아리 지원사업 경기·인천권역 대회에서 입상을 했고, 경기 성남시 초기창업패키지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서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예진 학생은 "상품화를 하려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전자파 안전 인정과 한국전기설비기준(KEC)을 통과해야 하는데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아직 그 단계까지는 오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비단길은 "2년 동안 농인분들의 이야기가 담긴 프로젝트를 진행해 뜻깊었고, 더 보완된 청각장애인 보조기기가 나오길 바란다"며 비단길 프로젝트 종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가천대 인액터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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